| 국내 조선기술 유출시도 적발사건 | 2008.02.01 | |
기술유출 그 끝없는 유혹 우리나라 조선기술은 명실상부한 세계 1위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1위가 되면 주목을 받게 마련이고, 그것이 우량산업이라면 이와 같은 주목은 오히려 달갑지 않게 다가올 수도 있다. 즉,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인 ‘기술’을 빼내가려는 시도 또한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 모두들 모이라고”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의 이보안(43·가명) 국장은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알다시피 국내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지. 그런데 최근 이쪽 업계를 노리는 산업스파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어. 따라서 오늘부로 우리 팀은 조선업체가 밀집해 있는 부산, 경남, 울산 등을 돌며 기술유출 예방활동을 펼칠 것이니 그리 알도록.” 낌새 기술유출 예방활동의 일환으로 국내 대형 조선업체 중 한 곳인 P사를 찾은 국정원의 김한수(34·가명) 요원은 P사 보안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그들에게 최근 기술유출을 노리는 시도가 있으니 특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인터뷰가 끝나갈 쯤 김한수 요원이 말을 이었다. “아참, 제가 공장이나 사내 사무실 등을 잠시 살펴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얼마든지 보셔도 좋습니다.” 보안담당자와 함께 공장 이곳저곳을 돌며, 보안상태를 점검하던 김한수 요원은 사내에서 USB 등 저장장치를 이용해 별다른 제재 없이 회사 밖으로 정보를 빼내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것들이 가장 위험합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부분도 지켜지지 않았다면 기술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사항을 시정해 주시고, 과거 직원 중의 뭔가 수상한 행동을 했던 직원이 있는지 확인해서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우리 팀도 별도로 정보를 모아보도록 하죠.”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직감한 보안담당자는 얼굴이 퍼렇게 질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Delete “역시 내 직감이 맞았어.” 김한수 요원은 수집한 정보를 요약하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김한수 요원이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최근 P사를 퇴사한 김유출(33·가명)이라는 연구원이 개인 컴퓨터의 내용 전체를 삭제하고 나갔는데, 이 컴퓨터 안에는 중요자료가 많았다는 것이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조금씩 기술을 빼돌리던 그 직원이 퇴사 전 자신의 증거를 모두 없애기 위해 컴퓨터 자료를 모두 삭제했을 가능성이 높군.” 김한수 요원에게 이야기를 전해들은 이보안 국장은 조사팀을 파견해 퇴사한 직원의 거취와 그와 접촉했던 모든 업계 관계자들을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추적결과 김유출 직원은 P사를 퇴사한 뒤 선박설계 전문업체인 E사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사팀은 섣불리 접근을 시도하면 그와 접촉했던 모든 용의자들과 증거자료가 없어질 위험이 있어 좀 더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범죄, 수면위로 떠오르다 “뭐라고 다시 말해봐. 확실하거야?” 잠자코 듣고 있던 김보안 국장이 벌떡 일어나며 되물었다. “그러니까 김유출이 현재 부사장으로 몸담고 있는 E사가 중국지방정부와 합작으로 총 160만 평방미터(약 50만평) 규모의 조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겁니다.” 잠시 주위를 살피던 김한수 요원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E사는 현재 중국에 선박설계 자회사인 W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물증은 확실해졌군. 김한수 요원은 검찰에 연락해 김유출과 E사의 핵심 경영진들을 전부 소환하도록 요청하게.” 수사가 급진전을 보이자 이들의 범행행각은 조금씩 수면위로 모습을 나타냈다. 김유출은 E사의 부사장 자리로 옮기기 위해 P사 컴퓨터에 있던 주요 자료를 조금씩 밖으로 빼돌려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흔적을 모두 없애기 위해 고장을 가장해 컴퓨터를 포맷한 것이다. 그 후 김유출은 E사가 중국 선박업체로부터 벌크선 설계용역을 맡게되자 자신이 빼돌렸던 P사의 벌크선 설계도를 넘겨주는 등 설계업무에 참고도면으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으며, 인도·이란·브라질 등의 조선소 건설에도 참여하는 등 광범위한 기술유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김유출과 E사의 경영진들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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