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항소법원, “NSA의 광범위한 도청 행위는 위헌”이라고 결론 | 2020.09.08 |
‘안전을 위해 행해지는 광범위한 도청은 합당한가?’ 스노든이 2013년 던진 질문
법조계에서는 서서히 ‘아니’라는 답을 내는 중...그러나 채증 수집 금지까지 이어지는 건 아냐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9월 2일, 미국 항소법원은 “9/11 사태 이후 미국의 국가안보국(NSA)이 전화, 무선 통신망, 문자의 메타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위헌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3년 2월 미국 정부가 소말리아 이민자 네 명을 추적하는 방법 중에 도청이 있었고, 이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것에 대한 결론이다. ![]() [이미지 = utoimage] 전자프런티어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상근변호사인 마크 루몰드(Mark Rumold)는 “이 결론 덕분에 앞으로 권력 기관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재탄생시키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짚었다. “사실 말을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정부와 NSA에 ‘너희 그동안 헌법 위반했었다’고 말한 거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의회는 2015년 미국 자유법을 통과시키고, 작년 NSA의 정보 수집 프로그램의 재승인을 거부하면서 광범위한 감시 및 검열을 금지시켜 왔었다. 이미 이 두 가지만으로도 NSA의 ‘정보 수집 권력’은 크게 약화된 상황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위헌 결정’은 감시와 검열 기술의 발전과 활용을 옹호하는 측에 대한 강력한 억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감시와 검열을 옹호하는 측에 결정타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항소법원이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과거 미국 정부가 소말리아 이민자 네 명을 수사하고 기소한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문제의 네 인물은 알샤바브(al-Shabaab)라는 테러 단체를 지원하다가 발각됐었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시민들과 소말리아에 주둔해 있는 에티오피아 군대를 겨냥한 폭탄 테러를 일삼는 그룹이었다. 네 인물은 알샤바브에 1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 FBI는 증거 불충분으로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종료시켰다. 그러나 NSA가 개입했다. NSA는 이들의 전화 통화는 물론 그에 대한 세부 사항들까지 수집해놓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FBI는 수사를 재개할 수 있었고, 결국 네 명의 소말리아인을 기소하는 데 성공했다. 항소법원도 “만약 NSA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FBI로서도 어쩔 수 없었을 일”이라고 언급했다. NSA는 범인들은 물론, 이들과 통화한 사람들의 전화번호, 통화 시간과 같은 상세 정보를 제공했다고 한다. 다만 음성 정보는 없었다. 항소법원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았다. “기술이 급변하고 생활 속으로 깊이 침투함에 따라, 메타데이터를 통해 가져갈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아진 상황입니다. 따라서 NSA가 기존에 실시하던 각종 정보 수집 프로그램과 같은 규모의 감시 및 검열 행위는 이런 시대상과 맞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의 핵심 가치인 4차 수정헌법에 위배될 수밖에 없습니다. 4차 수정헌법이 마련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침투적인 경찰의 감시 행위가 여러 가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허용되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법원도 최근 이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새로운 기술로 정보를 수집해도 되도록 하는 서드파티의 원칙을 확대 적용하는 걸 금지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을 통해 공개된 바에 의하면 NSA의 수집 프로그램은, 공권력이 시행하고 있는 여러 감시 및 검열 행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루몰드는 “스노든이 제기했던 문제인 ‘대규모 감시 행위가 올바른가’에 대한 답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일단 스노든이 공개한 한 가지 프로그램은 ‘불법적이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여러 다른 유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해야겠죠. 다행히 법 관계자들이 점점 더 ‘대규모 감시 및 검열은 불법이다’라는 걸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항소재판소의 결론이 채증 금지를 뜻하는 건 아니다. 게다가 이번 항소 재판의 계기가 된 사건 자체가 테러리스트 검거로 이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견의 소지가 다분하다. 심지어 4차 수정 헌법이 실질적인 판결에 구체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아직 ‘NSA가 위반했다’는 건 공식적인 사실이 아니다. 그런 함의를 담고 있는 의견에 제출된 것이나 다름없다. 루몰드는 “강력한 한 방을 손에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이것만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 이룬 것은 아닌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방향이 좋게 흘러간다는 것에 기뻐할 뿐, 이상적인 결론이 성립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3줄 요약 1. 항소법원, “NSA의 증거 수집 행위는 위헌 가능성 높다.” 2.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환호. “결국 광범위한 감시와 검열은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3. 하지만 이 결론은 ‘의견’에 가까움. 즉, 더 이상 채증 수집은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님.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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