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N과 안철수연구소, 3개월간의 ‘동상이몽’ | 2008.04.11 |
기업입장 수익모델 불투명, 이미 예견된 일 ‘사용자 입장 고려하지 않은 처사’ 지적도 국내 포털과 보안업계의 양대 축으로 인식돼 왔던 NHN과 안철수연구소가 결국 ‘평행선’을 선택하면서 이에 따른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월 공익적 차원으로 양사간 백신엔진 제공을 토대로 제휴한지 불과 3개월만의 일이다. 우선 양사간 갈등은 이미 양해각서를 체결한지 얼마되지 않고부터 시작됐다는 것이다. 제휴를 맺은 같은달 23일 안철수연구소의 오석주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이나 보안시장의 질서가 매우 혼돈스러운 상황이다. 백신을 무료로 제한없이 제공한다고 전국민 보안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용자 보호와 국내 보안 환경의 질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업체들과는 차원이 다른 공공재로서의 보안사업 전략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NHN과의 계약 조건 등이나 투자대비 수익가치가 떨어진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당시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NHN이지만 결국 이 시점에서 안철수연구소는 ‘결별’을 선언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기업간 양해각서가 이처럼 빨리 폐기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두 회사간 알지 못하는 이해관계가 내부 깊숙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숨은 속내는 무엇일까. 표면상으로는 ‘무료화’에 대한 입장차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으로서의 냉정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양사간 득과 실을 따져보면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양해각서 체결과 포기로 인해 많은 언론과 업계의 주목을 끌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국내 매체의 대다수가 이번 계약에 관심을 보였던 것도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를 올리는데 한 몫 했다. 그러나 무료백신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를 3개월만에 번복하는 등 계획 수립에 큰 혼선을 빚었다. 이에 반해 NHN은 국내 최대 보안기업을 놓치긴 했지만 여러 보안기업들에게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다. 다만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무료백신에 대한 이용자들의 욕구와 사회적 필요성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계약 포기에 따른 양측의 입장도 대조적이다. 안철수연구소는 NHN에 백신 엔진을 제공하더라도 사용자의 보안수준 향상이나 보안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사용자 보안의식과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은 악화되고 국내 보안산업은 퇴보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다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NHN은 계약 포기에 대해 ‘네이버 PC그린 서비스 백신엔진 제휴와 관련해 금일(10일) NHN과 안철수연구소는 최종협상을 진행하고 백신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말로 일축하고 대외적인 언론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계약포기의 이면, 또 다른 무료화(?) 그렇다면 안철수연구소가 계약을 포기하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안철수연구소 역시 무료시장 진출을 끊임없이 타진해오고 있다. ‘빛자루’로 대변되는 무료 개인백신이 보급되고 있는데다 어느정도 시장형성이 돼 있는 상태다. 결국 또 다른 무료화를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NHN의 ‘PC그린’은 무료시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된다. 하우리, 카스퍼스키랩과의 제휴도 안철수연구소에게는 다소 껄끄러운 면이 있다. PC그린의 무료시장 확산이 되려 위기로 전환 될 수 있다는 내부적 불안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계약 포기의 이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가치에 있다. 양측 모두 업계의 선두 기업이다보니 여러 가지 사안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NHN은 무료백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안철수연구소를 선택했고 안철수연구소는 국내 최대 사용자를 보유한 NHN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윈-윈’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NHN은 ‘PC그린’이라는 독자적 브랜드를 앞세워 보안업체를 마케팅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안철수연구소는 밝혔다. 이 부분에서 안철수연구소는 ‘기업 대 기업’이라는 동등한 입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구글이나 AOL이 전문성과 브랜드를 인정해주면서 자국의 보안기업인 시만텍이나 맥아피 등과 상생 모델로 발전하고 사용자 안전을 추구하는 모델인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종속적 단순 납품 형태의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측면에서 바라볼 때 무료백신은 개인보안 향상과 사회적 인식개선 등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한 뒤 “그러나 무료화를 선언하고 있는 포털사가 자선사업가는 아닌 이상 금전적 문제와 시장형성에 강한 집착을 보일 경우 이번 같은 사례가 또 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군득 기자(boan3@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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