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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 ‘전화 금융사기’ 대처법(2) - 자녀 납치 2008.04.15

┖전화 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 피싱’에 의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정보통신부ㆍ금융감독원ㆍ경찰 등이 공동 대응에 나설 때 잠시 주춤한 듯했으나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개인정보침해 관련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한 해 동안 접수된 개인정보 민원은 총 2만 5965건으로 2006년(2만 3333건) 보다 약 11% 증가했다. 특히 올해 3월 관련 민원접수 건수가 1368건으로 2월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실제 발생 건수를 따진다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경찰청 집계를 보면, 지난 2006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보이스 피싱 범죄는 총 5702건. 피해 규모만 벌써 569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 피싱은 크게 두가지 유형이 있다. 전형적인 방식은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것과 피해자 개인의 신상을 파악한 뒤 자녀 유괴 등 협박을 통해 돈을 요구한다.


보이스 피싱은 금전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해가 심각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데 보안뉴스에서는 각 유형에 따른 사례와 이에 대한 대처법을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안양 초등생 어린이 유괴사건, 고양 초등생 어린이 납치미수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자녀를 납치했다”는 전화 금융사기도 잇따라 늘고 있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이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준다면, 자녀를 대상으로 한 보이스 피싱은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어 적절한 대처가 어느 때보다 더욱 요구된다.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 피싱 수법과 대응책을 알아보겠다.

 

◇ “자녀를 납치했다”


최근 늘고 있는 사건이 바로 “자녀를 납치했으니 돈을 보내라”는 요구다.


경찰의 분석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부모에게 자녀를 납치했다며 전화를 걸어 ‘엄마’ 또는 ‘살려 달라’는 목소리나 울음소리를 들려준 뒤 송금을 요구한다. 이들은 부모와 자녀에 대한 신상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양쪽에 동시에 전화를 건다.


자녀에게는 수차례 전화를 걸어 계속 ‘통화 중’으로 만들어 결국 전원을 닳게 해 부모와의 통화를 방해해서 부모들이 자녀가 납치됐다고 믿게 한다. 또한 부모에게는 장시간 통화를 끌면서 다른 곳에 전화를 할 수 있는 여유를 뺏는다.


그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최근 서울 은평구에 사는 A씨에게 전화가 걸려와 “당신 아들을 데리고 있으니 몸값 2000만원을 보내라”며 수화기를 통해 “살려 달라”는 아이 목소리까지 들려줬다. 범인은 A씨에게 “내가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끊지 말고 주머니에 넣은 채 은행으로 이동해 몸값을 송금하라”고 지시하고 A씨 부인에게도 집전화로 통화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등 용의주도했다.


# 서울 강남에 사는 B씨 집에도 사기전화가 걸려왔다. 사기범은 “당신 아들을 납치했다. 아들을 바꿔 주겠다”고 했고 수화기에서는 “아저씨가 요구하는 대로 해주라”는 아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범인은 곧바로 B씨 휴대전화 번호를 물은 뒤 휴대전화로도 전화를 걸어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동시에 받게 했다.


다행히 위의 두 사례는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인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처럼 자녀를 납치했다는 협박범 음성은 실제 듣는 이에겐 정신을 쏙 빼놓을 만큼 위협적이어서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사기를 피하려면 중국이나 대만 등 해외 전화번호가 뜨거나 발신번호 표시가 없을 경우 먼저 의심하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일단, 돈을 송금하지 말고 먼저 경찰서에 신고하는 것이 필수다.


또한 평소 자녀와 가까운 친구들의 연락처를 알아두면 자녀가 연락이 안될 때 위치나 안전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 유학생 및 해외 여행객 납치 위장


최근 발생하는 보이스 피싱은 발신번호를 해외 현지로 교묘히 위장해 유학생 자녀나 해외 여행중인 가족이 납치됐다며 국내에 있는 부모와 가족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특히 사기범들은 납치를 가장하기 위해 신음소리를 들려주거나 합의금 조로 지정된 계좌에 거액을 입금할 것을 종용한다. 가족들의 불안감을 최대한 악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정원은 유학생이나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 피싱의 경우, 가족과의 통화를 시도해 납치여부를 확인하고 현지 친구들과의 연락을 통해 자녀의 안전여부를 확인하는 등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또한 유사시를 대비해 비상연락망을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보이스 피싱으로 의심될 때는 수사당국 또는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111)로 신고하면 된다.


유학생의 경우, 외교부에 24시간 영사콜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해당지역 영사관도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협박전화를 받으면 되도록 시간을 끌면서 경찰과 영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제소자 가족에도 보이스 피싱


변호사 등을 사칭해 수감중인 수형자 가족들로부터 사고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챙기는 수법도 있다.


C씨는 지난 2월 업체 납품단가 인상 로비와 관련해 구속된 D씨의 집에 전화를 걸어 D씨의 부인에게 “나는 남편이 선임한 변호사인데 수임료 330만 원을 보내면 하루 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속여 돈을 송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한 천안교도소에 구속된 E씨의 집에 전화를 걸어 E씨의 부인에게 “교도관인데 남편이 교도소 내 폭행사건에 연루돼 사건화가 되면 석방되기 힘들다”며 합의금 명목으로 23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는 교도소 등에 구금된 그 가족들이 석방을 미끼로 하면 의심없이 돈을 송금해 준다는 점을 이용한 보이스 피싱으로 점점 범행수법이 대담해지는 것을 보여준다.


검찰은 일단 해당 교도소 등에 연락해 수형자의 상태를 우선 확인하는 게 필요하고, 수임료 등을 요구하는 전화가 오면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 군대간 아들이 납치?


39사단에 입대한 모 부대 병사의 집에 납치사기 전화가 걸려왔다. 사기범은 “아들을 우리가 데리고 있다. 불러주는 계좌번호에 600만원을 입금시키지 않으면 아들을 죽여버리겠다”고 부모를 협박했다. 군에 간 아들과 떨어져 지내는 부모는 전화를 받고 당황해 돈을 입금하려다 아들이 입대할 때 부대에서 보내준 안내장에 중대장 및 부대 긴급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던 것을 기억했다. 전화를 받은 중대장은 “아드님은 부대에 무사히 잘 있다”며 해당 병사를 불러 전화를 바꿔줬다.


이후 39사단은 해당 부대 병사에게 직접 집으로 전화해 납치사기 등 전화사기에 속지말 것을 당부하도록 교육하고, 전 부대원의 집에 해당 중대장 및 부대 긴급 전화번호를 재공지해 유사 사례 발생시 확인할 수 있도록 주의를 환기했다.   


이처럼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 피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입장이다. 당황하기 시작하면 불안한 마음에 무조건 돈부터 입금시키는데, 최대한 자녀의 위치를 확인하는 노력부터 하고 경찰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

[동성혜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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