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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자면제, 여행자정보는 공유? 2008.04.30

옥션 1081만명 개인정보 유출, LG텔레콤 정보노출, 하나로텔레콤 600만명 개인정보 8630만건 유출 등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전 국민이 들썩거리던 지난 24일 외교통상부에서 보도자료 하나가 발표됐다.


내용인즉 ‘사회적으로 개인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외교통상부에서 추진 중인 전자여권 발급,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isa Waiver Program: VWP) 가입, 재외국민 온라인 등록제도 도입 등 개인정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걱정하지 마라’는 것이다.


이같은 외교통상부의 공식적인 자제요구에도 자국민의 개인정보가 이제는 공식적으로 해외까지 유출될 수 있다는 논란은 여전하다. 진보네트워크센터의 김승욱 활동가는 “전자여권 도입 자체가 미국의 내정간섭이지만 이 부분을 논외로 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범죄자정보 개인정보 교환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을 보면 우선 가입국이 전자여권을 발급하고 미국과 긴밀한 사법협력을 맺어야 한다. 이는 기존에도 있던 조항이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발효된 개편 법안에 따르면 미국내 전자여행허가제 및 출국통제 시스템 도입, 가입국과 여행자정보 공유 협정 체결 등이 새로 추가됐다.


여행자정보 공유 협정, 개인 범죄정보 제공 등 인권 침해 소지 높아


여행자정보 공유 협정에는 ‘테러 정보’와 ‘중요 범죄 정보’가 들어있다. 한미 양국은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 같은 정보를 상호제공하기로 했는데 김승욱 활동가는 이에 대해 “개인의 전과 등 사법기록은 한국에서도 검찰과 경찰만이 조회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라며 “이를 미국 정보기관에 제공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활동가는 “미국이 개인정보를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 알 수 없지만 미 정보기관에 70년은 보관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으로 전송되는 한국민의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지난 1월 14일 전국 38개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에서 외교통상부에 공개질의한 내용이 있다.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현재 미국은 비자심사, 입국심사 과정에서 한국인들의 개인정보와 생체정보를 수집ㆍ저장하고 있는데 전송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외교통상부의 대책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다. 또한 지금까지 미국으로 전송된 개인정보는 물론 앞으로 전자여행허가제 등을 통해 전송되는 개인정보에 대한 한국 정부나 정보주체(개인)의 통제권(열람/수정/파기 등)은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지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미국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적 기술적 체계가 우리나라에 비해 전반적으로 잘 갖춰져 있어 한미 협의회시 적절한 수준의 정보보호 조치 의무를 상호 부과하기로 했다”며 “향후에도 상호 개인정보보호 조치를 위해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외교통상부가 굳건히 믿고 있는 미국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지난 2007년 7월 미 국회에 제출된 미 국회 전문연구그룹 GAO의 보고서에 따르면, US-VISIT 프로그램의 정보보안에 중대한 결함이 존재하고 있으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들이 승인되지 않은 접근을 통해 유출, 수정, 오용, 파기될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국내 정부부처끼리 불법인 개인정보 공유가 외국은 허용


한미 양국간의 정보공유에 있어 또 다른 문제점은 국내 관계 법령이다. 외교통상부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국내 관계 법령에 근거하여 상호주의적으로 추진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현재 국내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없다.


외교통상부에서 이야기하는 국내법이란 ‘공공기관 개인정보보호법’을 의미한다. 이 법에 따르면 행정기관끼리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안되지만 외국의 정부와 협정을 맺고, 국회의 인준을 받으면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넘겨줄 수 있다. 자국내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은 지키면서 외국과는 개인정보 공유가 자유롭다는 이해하기 힘든 법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승욱 활동가는 “외교통상부에서는 미국이 새로 개편된 VWP를 기존 VWP에 가입된 27개국과도 협의중이라고 하지만 유럽 등은 자국민의 프라이버시 침해라며 회의적인 반응”이라면서 “어떤 악조건에서도 미국과 비자협정을 체결하려는 우리 정부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헷갈릴 뿐”이라고 비판했다.

[동성혜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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